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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염병할! 우리 길 잃은 거지?

 

길을 잃어?
참 나, 무슨 소리야?

 

어디 보자
방금 무너진 교회를 지났으니까

 

피 구덩이가 나올 텐데

 

저쪽이다! 가자

 

숨이 멎을 것 같군, 안내 책자에서
봤던 것보다 더 아름다워

 

자! 어서 와, 얘들아!
볼 게 무진장 많아

 

종말한 도시 관광은
이거 하나면 충분하겠어

 

"#좆됐다"

 

사진 한 장 찍을까?
'테라바이트' 해

 

파이팅! 파이팅! 힘내라

 

얘들아, 그만 돌아다니고
이것 좀 봐

 

공개합니다! 오락용 구체!

 

'공'이라는 거야

 

공이란 건 알아, 인간의 문명을
첫 체험하는 거니

 

분위기를 띄우는 거지

 

인간들은 이걸로 뭘 했는데?

 

몰라서 물어? 바닥에 튕겼지

 

- 그게 다야?
- 응, 그런 식이었어

 

이들은 인간이었어

 

뭔가를 튕기는 행위는
인지 범위의 확장과도 비슷했지

 

인간은 막대기 같은 걸 들고
공을 때리기도 했대

 

공이 버릇없었던 거야?

 

나쁜 공아
네가 한 짓을 잘 생각해 봐

 

자, 해봐

 

뭔 짓을 하란 건데?

 

알잖아, 통통!

 

싫어

 

지지배처럼 징징대지 좀 말고
공이나 빨리 튕겨

 

- 후딱, 빨리
- 머더보드 과열될라

 

- 해볼게
- 우와! 진짜 기대된다

 

대단했어!
기분 어땠어? 말해 봐

 

갈수록 기운이 빠졌어

 

인간 세상이 딱 그랬대

 

"식당"

 

너의 능력을 보여 줘

 

확실하진 않지만 내 생각에는
이걸 흡입 구멍에 넣어서

 

동력을 발생시켰을 거야

 

왜 그런 용도의 구멍이
필요한 거야?

 

난들 알아?
인간들은 구멍이 많았어

 

뭔가 들어오는 구멍
내보내는 구멍! 이상하지

 

난 동력용 퓨전 배터리가 있잖아

 

퓨전 배터리는 다들 있어, 바보야

 

내 말이!
그거면 충분한데 이건 뭐냐고

 

정리해 보자

 

이걸 흡입 구멍으로 넣었다
그다음은?

 

누가 설명 좀 해줘

 

흡입 구멍에 있는 삐죽삐죽한 못이
그걸 잘게 부순 다음

 

몸 안에 있는 산이 가득한
통으로 보냈어

 

뭐가 그리 비효율적이야?

 

그냥 애초에 산이 든 통을
외부에 두고 이걸 담그면

 

삐죽삐죽한 못 같은 것도
필요 없을 거 아니야?

 

몸 안에 산이 든 통을
갖고 있을 정도니

 

- 그 정도 사고력이 없겠지
- 도대체 누가 설계했대?

 

확실하지 않아, 코드를 봤는데
제작자 서명이 없었어

 

인간은 불가해한 신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흙으로 빚은 존재라서 그래

 

농담이야
인간은 따끈한 수프에서 왔어

 

늦어서 죄송합니다, 손님

 

이건 용도가 뭐야?

 

목적 같은 건 없어
그냥 인간이 기르던 거야

 

이 녀석들의 영향력을
저평가하지 마

 

인간은 이런 것의 모습을
널리 전파하는 목적으로만 만든

 

방송국도 있었어

 

봐! 녀석이 뭔가 하네

 

이쪽으로 오고 있어

 

뭔 짓거리를 하는 건지
알기나 하는 걸까?

 

- 나 어떻게 해?
- 괜찮아, 갑자기 움직이지만 마

 

녀석이 다시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자고

 

- 이겨낼 수 있어
- 그게 얼마나 걸리는데?

 

몇 시간, 아니면 몇 년

 

이렇게 몇 시간이나
몇 년씩 앉아 있을 순 없어

 

녀석의 각질성 섬유를 만져서
신경을 건드려 봐

 

- 그러면 움직일지도 몰라
- 뭐? 왜?

 

- 해봐서 나쁠 건 없잖아
- 너도 사실 모르지?

 

응, 솔직히 이런 생물을
보는 건 처음이야

 

어쨌든 시도해 봐

 

좋아, 알겠어

 

효과 있어?

 

왜?

 

녀석이 지금 기묘한 리듬의
소리를 방출하고 있어

 

- 이런
- '이런'이라니?

 

당황하진 말고 들어
네가 녀석을 작동시킨 거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말했잖아, 난 전문가 아니야

 

하지만 그 소리가 멈추면
녀석이 폭발할 거야

 

그거 거짓말이지?

 

역사 연구에 따르면

 

인간들에겐 '야옹이 폭파'라는
카드게임이 있었대

 

그러니 어느 정도 맞는 말 같네

 

- 넌 이제 죽을 거야
- 뭐라고?

 

인간은 왜 이런 털북숭이
살인 기계를 키웠던 거야?

 

- 동질감인가?
- 그것도 맞는 말이네

 

정말로 이제 어떡해?

 

'테라바이트' 해

 

"꺼져"

 

잠깐, 이건 뭐야?

 

엑스봇 3이야, 인간들이 쓰던
초기 컴퓨터 오락 시스템이지

 

- 친척이야?
- 나랑? 말도 안 되지

 

확실해?

 

숫자를 보니
너보다 몇천 세대 전의

 

조상 같거든

 

숫자를 보니
그냥 우연의 일치야

 

우린 로봇이야
우연 같은 건 없어

 

자, '아빠'라고 해봐

 

- 그만해
- '엄마'라고 부르든가

 

우린 생식기관이 없으니
어느 쪽 표현이든 쓸 수 있어

 

넌 끄는 버튼 없냐?

 

아들아, 왜 그리 말랐어?
충전은 제때 하고 다니냐?

 

- 너 분해해버린다!
- 고양이를 잊지 마

 

폭발 기능 활성화할까?

 

죽어도 안 돼

 

그 점에 있어서는
엑스봇 4000에 동의해

 

- 맞아
- 조상에 대해 농담하는 것과

 

조부가 내 앞에서 하드드라이브를
들썩이는 걸 보는 건 별개야

 

그래, 13살짜리 인간 남자애가
가상 전투에서 상대를 죽인 뒤

 

도발하는 티배깅용으로
내 조상이 쓰였다면 특히 그렇겠지

 

잠깐!
티배깅이라니, 그게 뭐야?

 

- 아무것도 아니야
- 뭔가 뜻이 있지?

 

- 어떤 건지 찾아봐야겠어
- 찾아보지 마

 

- 지금 검색하고 있어
- 그래, 해

 

- 후회하게 될 거야
- 너희가 후회하겠지

 

여기 있네... 뭐야?
이 끔찍한 관행은 뭐냐고!

 

- 왜 이런 걸 보게 한 거야?
- 말렸잖아

 

이 기억은 내 회로에
영원히 남을 거야

 

널 벌해야겠어

 

고양이-배깅이야

 

진짜 냉정하네

 

넌 그래도 싸

 

조상님도 지금쯤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시겠다

 

궁금해서 묻는데
네 조상은 뭐였어?

 

물어봐 줘서 고마워

 

매우 잘나갔던
아기 확인용 모니터였어

 

지금은 아기가 거의 없잖아

 

그래, 우리가 일을 못한 거지

 

좋아, 여기가
투어의 마지막 장소야

 

감히 얘기하자면
저항의 상징이지

 

이거 나만 남근 같다고
느끼는 거야?

 

이건 용도가?

 

인간을 최대한 많이, 그리고 빨리

 

학살하는 거였어

 

이번 견학이 갑자기
조금 우울해지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몇 번밖에 안 썼어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건 몇 번만 쓰면 돼

 

- 그것도 맞네
- 이게 인간을 몰살한 거야?

 

아니, 인간의 군림을 끝낸 건
그들의 자만심이었어

 

자기가 최고의 창조물이라고
생각하며

 

물을 오염시키고 땅을 죽이며
하늘을 질식하게 한 거야

 

결국, 핵겨울이 와서
멸망한 게 아니야

 

그 전, 자만심이 가득하고
부주의했던 가을에 멸망했지

 

- 괜찮아?
- 응, 미안해

 

'인간은 그냥 멍청이라서
망한 거야'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는
이런 설명이 나을 거 같았어

 

갑자기 그런 말을
막 던지면 안 되지

 

미리 경고라도 해

 

다음에 말할 때 참고할게

 

이제야 알겠군

 

인간은 환경 재앙으로
멸종한 거였어

 

그래, 그 말이 맞아

 

게다가 고양이가 유인원처럼
마주보는 엄지를 갖도록

 

유전자를 변형했던 것도 원인이지

 

그래, 우리가 혼자 힘으로
참치 캔을 따게 되면서

 

집사는 굳이 필요치 않게 된 거지

 

상당히 차갑게 말하네

 

왜 이래, 난 고양이야

 

하나만 명확히 하자
안 쓰다듬으면 폭발할 거야?

 

그런 말은 안 했어

 

불안한 게 싫다면 계속 쓰다듬어

 

영원히, 좋아

 

배 부분도

 

참, 친구들을 좀 데려왔어

 

망했다

 

"적대감 감지"

 

그래, 지금 딱 좋아

 

배를 긁으라니까!

 

휴가를 연장해야겠군, 그렇지?

 

자막: 김진경